위암 수술 후 관리
위암 수술 전과 후의 생활은 결코 같을 수 없다. 다음 몇 가지는 위 절제 수술 후 필자가 개인적으로 가장 크게 느낀 변화들이다.
- 폐활량과 근육량이 줄어 달리기나 격한 운동을 오래 지속하기 힘들다.
- 조금만 급하게 먹거나 과식하면 배가 아프고 설사 증상을 유발한다.
- 물이나 음료는 한 번에 많이 들이키지 않는다.
- 경험적으로 가리게 되는 음식이나 식재료가 생긴다. (라떼, 가쓰오부시 우동, 찹쌀탕수육 등)
- 회식 같은 저녁식사 모임을 꺼리게 된다. (특히, 술자리)
- 줄어든 체중이 쉽게 늘지 않는다.
- 쉽게 피로해지고 식사 직후에는 특히 무기력감이 심하게 몰려온다.
- 덤핑 증상은 완치 판정 이후인 지금도 자주 찾아온다.
이러한 변화들은 필자의 삶의 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다. 특히 먹는 즐거움을 영영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컸지만 세상에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 훨씬 많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이번 포스팅에서는 위암 수술 직후의 일상에 대한 생활 가이드를 다뤄 보고자 한다.
목욕과 운동
수술 직후에는 세수와 양치질을 매일 하고 따뜻한 물수건으로 온몸을 닦아주는 것으로 목욕을 대신한다. 실밥을 뽑고 난 뒤 3~4일 지나서부터는 가벼운 샤워가 가능하다.
자주 샤워를 해서 몸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온탕에 들어가는 것은 1~2개월 후부터 가능하지만 사우나는 피하는 것이 좋다.
수술 후 2~3개월까지는 산책이나 맨손체조와 같은 가벼운 운동을 주로 하고 이후에는 자신의 체력에 맞게 조깅, 수영, 등산, 자전거, 헬스, 골프 등을 시도해볼 수 있다.
테니스, 축구, 농구, 마라톤 등과 같이 격렬한 운동은 1년 이후부터 강도를 조절하면서 서서히 시작하는 것이 좋다.
직장생활과 성생활
수술 후 1~2개월은 집에서 요양하는 것이 좋다. 직장의 복귀는 2~3개월 뒤가 적당하며 가벼운 업무로 시작해서 자신의 컨디션에 따라 일의 양을 조절한다.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 직장생활의 가장 큰 어려운 점은 점심식사와 회식이다. 가능하면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지 못하다면 회사 밖의 식당보다는 음식량을 조절할 수 있고 영양사가 있는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회식도 초기에는 가능한 한 피하는 것이 좋다. 몸 상태가 좋아져서 회식자리에 참석하게 되면 주위 사람들에게 위 수술을 받았다고 떳떳하게 공개한다. 그 말을 듣고 술을 권하는 동료나 친구는 없을 것이다.
위암 수술은 수술 후에도 성기능 장애를 가져오지 않는다. 그러므로 회복이 되는 2~3개월 후부터는 성생활이 가능하다. 다만, 수술 후 항암제 치료를 받는 환자는 체력저하 등의 문제가 있으므로 과도한 성생활은 피하는 것이 좋다.
여행
국내선 비행은 수술 후 2~3주쯤 지나면 가능하다. 해외 장거리 비행은 기압이 낮은 상태의 장시간 좁은 공간에서 숙식을 해결해야 하므로 수술 후 3~4개월 후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행하기 전에 주치의와 상의해서 소화제나 기타 상비약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불안, 우울, 걱정 관리하기
"마음 바탕이 밝으면 어두운 방 안에도 푸른 하늘이 있고 생각머리가 어두우면 한낮 햇볕 속에서도 도깨비가 나타난다" 「채근담」
이는 위암 수술을 받은 분들이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다.
다시 병에 걸리지 않을까 하는 불안함과 걱정, 우울함의 부정적인 생각을 의식적으로 끊고 밝은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절망감과 두려움에서 벗어나 진취적으로 열심히 살아가야 한다.
또 새로운 삶의 목표를 정하고 실천해 본다. 처음부터 일의 완성을 생각하지 말고 일을 주제별, 목차별로 분류하여 하루와 일주일 간의 계획표를 세워보자.
계획표에 있는 일만을 일단 실천함으로써 마음을 편히 가질 수 있고 전체 일에 대한 부담감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단, 남을 의식한 세속적인 성공의 잣대에 얽매이지 말고 자신이 진정으로 즐기고 행복해 하는 일이어야 한다.
매번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시도를 했다는 것, 때로는 뭔가 목표를 설정했다는 것만으로도 사람은 조금씩 발전해 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쉽게 낙담하고 자신의 능력에 한계를 긋는 것이다. 만족을 모르는 완벽주의 성향이 강할수록 스트레스를 받는 양이 커져서 결국 몸과 마음의 질병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고마움을 느끼며 자신의 '조금 모자람'을 즐기는 태도를 길러보는 것은 어떨까.
참고문헌 : 노성훈 교수의 위암 완치 설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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