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질의 종류와 초기증상
치질은 남녀노소 불문 가장 흔한 질병 중 하나이며 특히, 50세 이상은 최소 50%가 앓고 있는 병이다. 치질은 치핵, 치열, 치루, 항문주위농양 등 항문에 생기는 질환을 통칭한다.
보통 치질이라고 하면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치핵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각각의 질환에 대해 알아보자.
※ 필자는 외치핵을 앓고 있는 것 같다. 배변을 볼 때마다 뭔가 튀어나온다.
* 치핵 : 배변 시 항문 안쪽 점막 부어오르거나 항문 밖으로 삐져나오는 병으로 배변 중 선홍색 출혈이 있거나 배변 중 살덩어리가 돌출된다. 항문이 가렵고 통증이 유발된다.
* 치열 : 항문 내벽 혹은 항문과 피부 경계 부위가 찢어지며 발생하는 병으로 선홍색 피와 칼로 베이는 듯한 통증을 유발한다.
* 치루 : 항문 주변 조직에 고름(항문 농양)이 생기고 주변으로 확산되며 길(엉덩이 구멍)을 형성하는 병으로 지속적인 통증, 오한, 발열 등 여러 증상들을 동반한다.
* 항문소양증 : 항문 주변이 가렵거나 따갑고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심한 경우 출혈과 진물이 나오기도 한다. 치핵의 초기 증상으로 항문소양증 환자 20%는 치핵으로 발전한다는 연구가 있다.
치질 증상이 나타났다고 해서 무조건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치핵을 예로 들면, 보통 아래 그림의 3, 4단계로 접었들었을 때 치핵 절제술을 시행한다.
1, 2 단계의 초기 치질은 생활습관을 개선하거나 약물요법만으로도 충분히 치유가 가능하다.
치질의 발생 원인
가장 흔한 질병인 치핵 위주로 원인을 언급하고자 한다.
1. 항문 혈관을 확장시키는 자세나 생활 태도
- 변비나 설사 등으로 항문에 과도한 힘을 주거나 변기에 오래 앉아있을 때, 장시간 서있을 때.
- 가파른 산을 오르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 때도 복압이 올라 항문 혈관이 확장되어 치핵을 유발할 수 있다.
2. 섬유질 부족과 과음
- 알코올은 혈관을 확장시키는 작용을 하여 치핵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필자의 경우 수면이 부족할 때 치핵이 악화되는 경우가 잦았다.
3. 임신과 출산
- 임신 중에는 복압이 올라가서 항문의 혈액순환에 장애를 일으키며 조직이 연해지고 혈액량이 많아지는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인해 치핵이 심해진다. 출산 시에는 항문에 엄청난 압력이 가해져 치핵이 튀어나오는 경우가 많다.
치질(치핵) 치료방법
치핵이 진행된 정도와 증상에 따라 수술적 치료 또는 보존적 치료를 선택할 수 있다. 보존적 치료인 배변 완화제 복용, 식이요법, 통증 치료, 좌욕과 배변습관 교정으로 일시적으로 증상이 나아질 수 있다.
외과적 수술 치료는 크게 보조술실과 치핵근본술식으로 구분된다.
1. 보조술식
- 부식제 주입법, 고무밴드 결찰술, 치핵 동맥 결찰술 등이 있으며 치핵을 절제하지 않고 치핵 점막을 고정시키거나 혈관조직을 동여매 치핵의 크기를 줄이는 방법이다.
2. 치핵근본술식
- 치핵조직을 절제하는 방법이 전통적으로 사용되어 왔지만 최근에는 원형 자동 문합기를 이용하여 직장 점막절제를 통해 밀려 나오는 치핵을 본래 위치로 복원시키는 수술법(PPH 수술법)이 각광받고 있다.
이 수술법은 기존 치핵조직 절제 수술 방식보다 수술 후 통증이나 불편이 적어 일상 복귀가 빠르고 재발 확률이 낮다는 것이 강점이다.
※ 좌욕
좌욕은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괄약근을 이완시켜 통증을 감소시키며 상처의 치유를 도와준다. 대야에 뜨끈한 물을 받아놓고 항문을 푹 담가 하루 3~4회씩 한 번에 5분 정도 실시한다. 좌욕을 마친 후에는 수건으로 물기를 가볍게 닦아내고 선풍기나 드라이기로 항문 주위를 건조한다.
치질 예방법
대장 항문학회 조사에 의하면 우리 국민 두 명 중 한 명은 배변 시 휴대폰을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필자 역시 그 한 명 중 한 명이다. 지금은 휴대폰이 없으면 똥을 쌀 수가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치질 예방에 좋은 습관으로는 규칙적인 식생활과 배변 습관을 유지하고 과도한 음주를 삼가며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다.
스트레칭이나 적당한 운동을 통해 변비를 예방하고 한자리에 오래 앉아 일하는 사람은 수시로 자세를 바꾸어주는 것도 좋다.
1. 생활습관 개선
- 쪼그리거나 책상다리를 하고 바닥에 앉는 자세 등은 가급적 피하고 치핵이 있는 경우 갑작스럽게 무거운 것을 들거나 무리하게 등산을 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운동은 필수 좌욕은 선택.
2. 식이습관 개선
- 평소 물을 자주 마시고 과일, 야채 등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등 식이습관을 조절한다. 과음은 불난 집에 기름을 들이 붓는 것과 같다.
3. 배변 습관
- 화장실에서는 똥만 싸자. 3~5분 이내에 마무리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필자의 평균 배변 시간은 20분이다. 휴대폰 보는 시간이 10분, 비데 하는 시간 3분임을 감안하면 곧 단축시킬 수 있을 것 같다.
4. 약물처방
- 니트로글리세린(nitroglycerin) 연고를 바르면 항문 내괄약근이 이완되어 치질 증상이 완화된다. 다만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환자는 전문의 상담이 필요하다.
치질 초기에는 대개 좌욕, 대변유화제, 충분한 섬유질 섭취 등으로 완치된다. 그러나 증상이 수개월 지속되면서 통증과 출혈이 심해지고 혹도 생기는 등의 만성 치열로 넘어가면 수술이 유일한 방법이 되기도 한다.
치질에 좋은 음식
1. 콩류
완두콩, 병아리콩 등과 같은 콩에는 치질 예방 및 증상 완화에 좋은 섬유질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실제로 렌틸콩 198g에 하루 권장 섬유질 섭취량의 절반 수준인 섬유질이 포함되어 있을 정도다.
2. 통곡물
보리, 옥수수, 퀴노아, 호밀, 귀리, 현미 등과 같은 통곡물은 소화를 도울 뿐 아니라 섬유질이 풍부하다. 또한 프리바이오틱스와 비슷한 효과를 가진 베타글루칸이라는 성분이 있어서 장 건강관리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3. 채소류
순무, 양배추, 브로콜리, 콜리플라워, 케일, 무 등과 같은 십자화과 채소들에는 대변을 부풀리고 규칙적인 배변습관에도 도움을 주는 섬유질이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다.
4. 아티초크
아티초크에는 섬유질이 풍부하고 대장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유익균들의 생성을 돕는다.
5. 뿌리채소
고구마, 당근, 감자 등과 같은 뿌리채소에는 장 건강에 좋은 섬유질이 풍부하다. 특히 조리된 감자에는 소화 과정 중에서도 사라지지 않고 살아남아 대장 유익균 유지에 도움을 주는 영양소가 포함되어 있다.
6. 호박
노란 호박부터 애호박, 늙은 호박 등 다양한 호박 종류들에는 섬유질이 풍부하다.
7. 피망, 셀러리, 오이, 멜론
수분 함량이 매우 풍부하여 부드러운 변을 만들어 항문의 긴장을 떨어뜨려 줄 수 있다.
8. 배, 사과
배와 사과는 섬유질이 풍부한 대표적인 과일로 치질 예방에 탁월하다.
치핵이 대장암으로 발전할 수도 있나요?
치핵 등의 항문 질환과 대장암은 근본적으로 발생기전과 병리가 다르기 때문에 치핵이 대장암으로 발전하지는 않는다. 다만 혈변, 항문 통증 등의 증상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대장 항문 전문의의 진료를 받고 대장 내시경 등의 검사를 받아보는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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